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들이 경기도 미술관에서 <우리와 당신들>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선보입니다.
<우리와 당신들>이라는 제목에는 ‘우리들’이 사는 세계에 ‘우리와 다른 당신들’이 있다는 뜻도 있고, 우리가 당신들과 이미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스스로를 인간으로 여기는 우리는 누구인걸까요? 무엇이 인간을 만드는걸까요? 인공심장과 같은 기계를 몸의 일부로 삼아 사이보그로 살아가는 존재를 인간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인간의 경계를 정의 내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새로운 바이러스는 아무리 막아도 우리를 뚫고 들어오고, 우리와 동일시되는 개인정보는 아무리 주의해도 새어나가고 맙니다. 우리는 어제와 동일하고 단일한 존재가 아니며 우리는 계속해서 재구성되는 물질적-정보적 개체입니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누구인걸까요? 당신들은 다른 곳에서 왔으며 다른 말로 노래 부르며 신체의 모양이 다르며 가끔 법의 테두리 밖에 지내는 존재들이며 이러한 ‘다름’은 소소한 것들이지만, 당신들은 한국, 남성, 정치적 시민 그리고 마지막에는 인간-중심주의까지 벗어날 때 비로소 보이는 존재입니다. 곧 당신들은 이방인이자 여성, 식물과 동물, 기계, 그리고 지구입니다.
<우리와 당신들>에서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게 될 이웃들은 누구이고 그들이 어떠한 공존과 협업의 관계들을 제안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세계와 다양한 존재자들, 그들이 가져오는 협업의 방식들에 대해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예술가들의 작업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우리와 당신들>은, 그 자체가 우리와 당신들의 모습이자 우연과 실천과 상호의존적 관계를 생산해내는 세계가 될 것입니다.
현재 경기도미술관은 잠정 휴관중이며, 코로나 19 안정화 추이에 따라 재개관시 별도 안내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루 빨리 미술관에서 작품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이보람 | 앨리스온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