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봄날, 펜데믹으로 얼어붙었던 전시 공간들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는 중이다. 이번 라이브는 최근 젊은 국내 작가들이 페미니즘을 사유하는 방식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전시 2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 갤러리 기체, ⟪모서리를 접고서⟫, 참여 작가 :김옥선, 안옥현, 윤정미, 이재이, 2022.03.17 ~ 04.06
최근 주목받고 있는 캐시 박 홍(Cathy Park Hong)의 에세이 『마이너 필링스』(2021)로 인해 한국계 여성 예술가인 차학경이 재조명 받고 있다. 차학경은 1951년에 태어나 1970-80년대에 미국에서 활동한 예술가이며, 기념비적인 텍스트인 『딕테 DICTEE』(1982)를 출판하고 3일 만에 범죄로 인해 요절하였다. 그녀의 책 『딕테 DICTEE』 를 통해 차학경의 삶과 아시아계 여성의 이야기, 이민 경험 등 탈식민주의, 반제국주의, 페미니즘에 대한 내용을 끌어낼 수 있다. 이 전시의 작가들은 『딕테』를 읽고 작업을 만들거나 재구성하였다.
김옥선은 국제결혼 커플, 이방인, 이주 식물 등 주변적 개체들에 주목했으며, 이번 전시에서 『딕테 DICTEE』의 한 구절인 ‘In nomine’을 통해 우리 시대 주변인들을 호명한다. 안옥현은 『딕테 DICTEE』의 ‘에라토-연애시’에서 화자이자 호명의 대상, 또 관찰자이면서 주인공인 다중적 여성의 말하기를 극영화의 방식으로 재연한다. 윤정미는 디아스포라, 혼종성, 페미니즘, 소수자에 주목하여 이태원이라는 도시를 살펴본다. 이재이는 팬믹으로 봉쇄된 도시에서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난발하였던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전시 내부 사진 (에디터)
- 갤러리 기체 홈페이지 : https://www.gallerykiche.com
2. 뮤지엄헤드, ⟪말괄량이 길들이기⟫, 참여작가 : 김솔이, 유아연, 이나하, 이은솔, 장도은, 한솔, 황예지, 2022.03.04 ~ 04.13.
이 전시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출발하여 오늘의 ‘여성’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오늘날 여성은 “혐오의 대상과 미러링의 주체를 오간다.” 전시는 사회적 규범 속에서 도대체 여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으로 시작한다.
유아연은 현재 자본주의 하에 평준화된 여성 이미지를 실리콘 소재 등을 이용해 신체를 과장하고, 이를 과장된 패션 화보의 구성적 형식으로 겹쳐 보여준다. 이나하는 가시화된 여자-연예인-이미지를 해상도를 조절하여 표현한다. 김솔이는 액체의 유동성을 통해 감정의 사태를 읽을 수 있는 ’이미지 기립 조각’을 만든다. 장도은은 어딘가 결박되어 있는 나뭇조각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고자 한다. 황예지는 트랜스젠더 여성성애자인 피사체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고, 이를 사진이라는 매체로 표현한다. 한솔은 레즈비언 커플에서 남성의 역할을 수행하는 ‘부치(butch)’의 존재를 탐구한다. 이은솔은 우연히 만들어진 ‘킴벌리 리(kimberly Lee)’라는 이름을 하나의 디지털 존재로 정체화하여 디지털 안에서의 존재 방식을 보여준다.
전시 내부 사진 (에디터)
- 뮤지엄헤드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museumhead_/
황지원 (앨리스온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