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발걸음, 아르스 탐방기: Ars Electronica 2019, Out of the Box

2019 Ars Electronica, Out of the Box : The Midlife Crisis of the Digital Revolution

디지털 혁명은 우리의 삶을 형성하고 지금까지 우리는 산업계가 가진 모든 것을 디지털화 했으며 또한 오늘날 우리의 사회적 관계 역시 디지털화 되었다. 이번 주제인 ‘디지털 혁명, 그 중년의 위기를 뛰어넘어서(Out of the Box : The Midlife Crisis of the Digital Revolution)’는 개발에 비판적이며 미래를 형성하는데 적극적인 형태를 띄워야 한다는 것과 향후 40년 동안 사회를 비판적으로 다루고 예술의 시각을 통해 현실을 바라보는 기반을 확립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하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오스트리아 린츠(Linz)에 위치한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을 주관하고 있다. 지역적 특성과 지속해서 변화하고 있는 현대 기술을 통해 사회 현상들을 기술, 과학, 연구, 예술 4가지 분야로 나누고 이를 넘어 전 세계를 미디어 아트로 연결하는 데 목적을 띄고 있다. 매년 개최되는 미디어아트 페스티벌로 방문객이 연간 10만 명에 달하고 있고 이번 페스티벌에 50여 개의 개국에서 1,450여 명의 참가자들과 11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참가하여 역대 가장 큰 규모로 개최되었으며 ‘디지털 혁명, 그 중년의 위기를 뛰어넘어서’란 주제로 지난 9월 5일에서부터 9일까지 총 5일간의 린츠 도시 곳곳에서 축제의 막을 열었다.

페스티벌 기간 내내 진행하는 포스트시티(POSTCITY)와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Ars Electronica center) 두 곳을 방문했다. 포스트시티는 과거 우체국 물류센터로 지상에서부터 시작해서 지하, 그리고 옥상까지 건물 곳곳에서 진행되는 이 곳은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중앙역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공간으로 다양한 컨퍼런스와 퍼모먼스, 캠퍼스 부분 등 여러 분야로 분류하고 있다. 1996년 미래의 박물관이라는 타이틀로 개관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당시 2층 짜리 건물이었는데, 2009년 현재의 규모로 확장하였으며 2019년 봄, “Compass – Navigating the Future”이라는 아이디어로 재설계되었다.

포스트시티의 왼편에는 나라별로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인 캠퍼스 부분으로, 이 공간에는 전 세계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자유롭게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많은 관람객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작품에 대해 질의응답의 시간을 갖거나 작품을 즐겁게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소재들을 가지고 악기를 만들어서 연주를 하거나, 관람객이 참여해야 하는 인터랙티브 아트의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콘텐츠원캠퍼스-네트워크 인텔리전스 (Content One Campus–Network Intelligence)
주최/주관: 문화체육관광부 / 한국콘텐츠진흥원

또한 이번 페스티벌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의 인재양성사업 2개 프로젝트의 교육생 및 관계자 90명이 최초로 했는데 ‘콘텐츠원캠퍼스 – 네트워크 인텔리전스(Content One Campus – Network Intelligence)’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융복합 프로젝트를 선보였으며 국내 14개 대학생들의 준비했던 프로젝트 발표 내용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캠퍼스 부분에 자리 잡고 있었다. 페스티벌 일정 기간 동안에는 테키온(TechiEon)은 UNESCO 등재 무형 문화재인 택견과 인공지능 및 증강현실 기술을 결합한 미디어아트 작품과 퓨전국악 VR 콘텐츠의 공연을 진행하였다. 아쉽게도 일정상 실제 공연하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캠퍼스 부분의 한 공간에서 그들의 프로젝트 내용과 결과를 볼 수 있어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이번 참가가 처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호평과 관심을 받았다고 하니 이번을 시작으로 앞으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한국의 작품들과 활동을 많이 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으면 한다.

Gallery Spaces에서 만난 Dmitry Morozov의 last breath은 수동 악기라는 개념, 즉 수동적 악기가  사람들과 공존하는 것만큼 관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다른 멀티미디어 객체라고 이해하는 것부터 출발한 작품 중 한 예이다. 작가가 직접 퍼모먼스를 보여줬던 이 작품의 작동 원리는 마시고 내쉬는 공기의 움직임에 의하여 작동되며 이러한 호흡의 변화는 연주 및 음파의 흐름을 생성하여 다른 모든 매개체에 직접적으로 의존하지만 특별한 연주 기술이 필요하지 않는다고 한다.

제일 흥미로웠던 공간은 Deep Space 8K로 16*9미터의 벽과 동일한 면적의 바닥에 8.192*4.320픽셀과 스테레오 3D의 해상도로 선명한 영상을 보여준다. 다른 공간과 달리 바닥에도 프로젝션 시스템이 있어 관람객들이 안쪽에 앉거나 서거나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이 가상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30분에서 1시간 가량의 여러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는 이 프로그램은 영상, 비디오, 영화, 3D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마치 바다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작업이나, 실제 유적지를 복원한 작업을 볼 수 있었다.

도시 곳곳에 작품들이 위치해 있고 한 공간 안에서도 많은 작품들이 밀집해 있고 동선의 어려움은 있지만 1박 2일이라는 짧은 일정 기간 안에서 40년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방향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또한 다음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이 있던 이번 방문이었다. 전체 프로그램 일정표를 미리 참고하여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관람하는 방법으로 계획한다면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를 즐기는데 더 효과적일 것 같다. 만약 자신의 일정이 짧다면 접근성이 좋고 퍼모먼스와 다양한 작품들을 원한다면 포스트시티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이보람 | 앨리스온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