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진아 작가의 작품을 정말 많은 곳에서 보았습니다. 그만큼 많은 활동을 하신 것이고 그만큼 많은 것이 작가의 작품과 발언과 연결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기술 문명의 발달 안에서 재정의되고 있는 인간, 그리고 인간이 아닌 존재들과의 관계에 관심을 두고 활동을 해 오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 마포구의 문화비축기지 T2에서 작가님의 개인전 《진화적 시간의 알고리즘》이 진행중입니다. 이 전시는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되는 2024 탱크예술제의 한 축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지구의 시간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인간이 마주한 기계와의 쟁점을 논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4개의 작품이 소개됩니다. <진화적 키메라-가이아 Evolutionary Chimera–GAIA>, <러드 장군의 승리 The Triumph of General Ludd>, <𝘖(㏒ n) || 𝘖(2ⁿ) : 해변가로부터 먼 바다까지>, <인간-기계 키메라> 입니다.
이들 중 대형 신작인 <진화적 키메라-가이아 Evolutionary Chimera–GAIA>는 2017년 발표된 <진화하는 신, 가이아>의 연장선입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대지의 어머니 신 ‘가이아’에서 비롯된 작품 속 가이아는 스스로 조절하며 상호작용하는 유기체로서의 지구이자, 동시에 지구의 시간과 역사를 학습한 진화적 키메라로서 자리합니다. 거대한 머리의 뒤편으로 무수히 연결된 수많은 동식물의 모습은 그로테스크적이기까지 하여 일견 두려움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이는 기술에 대한 두려움 또는 경고일 수도 있지만 작가는 이를 넘어 선 인간과 기계의 공진화와 그에 대한 새로운 언어를 제안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번에 등장한 또 다른 신작 <러드 장군의 승리 The Triumph of General Ludd>는 작품을 구성하는 16개의 연결된 머리가 각자 러드 장군의 승리를 합창하는 작품이다. 18세기 영국에서 산업혁명에 반대하며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했던 러다이트 운동에서 비롯된 인공지능과 기계를 파괴하자는 노래를 인공지능 기계 스스로가 부르는 상황은 불안하고 역설적이기에 또한 강렬합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기술의 발달속도가 더욱 가속하고 있는 가운데 전시는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우리와 그들의 관계를 고민하고 질문하게 합니다. 전시는 11월 4일까지 진행됩니다.
추가로 문화비축기지에서는 그 외 다양한 전시를 함께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 이 곳에서는 2024 탱크예술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매 해 가을에 진행되는 탱크예술제는 문화비축기지를 이루는 여러 탱크를 하나의 주제로 연결하는 행사이며 전시, 공연, 강연, 워크숍 등 구성요소를 통해 시민과 소통하는 축제입니다. 올해의 주제는 ‘미래를 그리다’이며 노진아 작가의 전시를 포함한 총 7개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T1파빌리온 <마인드붐 2024:발아래 처음, 하늘 아래 마지막>, T2실내공연장 <노진아:Evolutionary Algorithm>, T4복합문화공간 <2024 대강포스터제: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T5미디어관 <이형곤×이재옥:물의 시간>, T6문화아카이브 <노승관:안녕 안녕 다시 안녕>, T6에코라운지 <한재준:한글노리>,T6원형회의실 <리메오:Hybrid Space Series : Virtual Database Pavilion> 입니다.
프로그램 개요
전시제목: 《진화적 시간의 알고리즘 Algorithm of Evolutionary Time》
참여작가: 노진아
진행장소: 문화비축기지 T2
서울특별시 마포구 증산로 87
진행기간: 2024. 10.11.금 ~ 11. 4. 월
관람시간: 화~일 10:00-18:00, 월요일 휴관, 11월 4일 월요일은 오픈
관람문의: 02-3760-8410
주최/주관: 노진아
협력: 서울시, 문화비축기지, 경희대학교 자연사박물관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협력기획 : 마그넷(CC. Magnet), 이진 (큐레이터), 고영아 (코디네이터)
도움 : 인간공장 이태연, 호성조형, 신종민, 김수연, 박정수, 오현지, 이연재, 유한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