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C] 크리에이터 인터뷰: 몸짓과 기술을 통해 흔들리는 일상의 족쇄, 열리는 청년의 미래 WetheFuture

만드는 사람, 창작하는 사람. 새롭거나 다른 결의 시도를 통해 우리에게 또 다른 감각적이고 이성적인 자극을 주며 확장된 시야를 열어주는 사람들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그리고 그 시도는 기술(technology)과 닿아있습니다. 우리의 생물학적 종의 한계를 넘어 설 수 있게 하는 주요 방법이자 삶을, 나아가 우리 자체를 변화시켜 온 주요한 방법이자 존재인 기술은 근래 문화예술과 만나 우리에게 또 다른 전이의 경험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융복합이라고 알려진, 과학과 기술이 문화예술과 만나 형성하고있는 분야가 그것입니다. 이에 그러한 새로운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창작을 시도하고 진입하는 사람들 역시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이러한 다양한 영역을 연결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감각과 앎, 자극을 공유하는 크리에이터를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앨리스온: 안녕하세요, 바쁘신 와중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고 감사드립니다. 우선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어떻게 이번 활동을 진행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국내 유일의 여성 씨어 휠(cyr wheel) 서커스 아티스트 이민영 입니다. 저는 예술 간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예술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제가 기반을 둔 서커스의 시각적인 효과를 미디어를 통해 확장 해 나가는 작업에 흥미를 느껴 다양한 시도를 진행중입니다.
이 사업과는 2019년 멀티미디어 양성가 과정 참여를 통해 융복합 퍼포먼스 창작을 진행하며 관계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인연이 된 영상작가님들과 따로 협업, 쇼케이스 준비 등을 진행하며 서커스의 융복합 창작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했고 올해 우수사업으로 다시 지원을 받았습니다.

앨리스온: Wethefuture라는 명칭은 매우 임팩트가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결성되었고 목표하시는 지점은 무엇일까요.

저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만나뵙고 싶었고 고민과 창작에 대한 길을 고민할 동료를 찾고 싶기도 했어요. 그래서 만들어진 WetheFuture는 작년의 경우 어린 친구들의 무모하고도 당찬 도전을 위해 뭉친 팀이었습니다. 각자가 가진 능력 안에서 결과보다는 과정과 도전에 중심을 두었었죠. 올해는 변화지점이 있었어요. 현재 팀원은 보다 경험이 많은 전문인들로 구성되어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팀원들이 작품에 대한 열정과 욕심을 가지고 모여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앨리스온: 팀으로서 오래 활동을 지속하셨는데 팀원 구성은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함께 했던 동료 그대로 진행을 희망했지만 각자 개인의 일정상 지속은 어려웠어요. 활동을 하며 기술 분야 전문가의 필요성은 확실히 느꼈습니다. 확실히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그 기획 방향에 맞는 팀을 꾸리는 방식에 대한 고민과 연구, 도전을 진행중이에요.
2020년 당시에는 4명이었어요. 현재는 저와 미디어아트를 하시며 3D 파트를 담당하시는 이준호씨가 계십니다. 그리고 마임 전문가분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세요. 마임과 더불어 마술을 하시는 분이라 표현에 대해서는 시너지가 큽니다. 서커스와 융합 부분이 확대되어 긍정적이고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요.

ALICEON Interview We The Future
ALICEON Interview We The Future

 

앨리스온: 팀장님이 활동해오신 분야는 상대적으로 기술과는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그 이전 서커스 분야에서 기술 또는 다른 분야와 함께하신 경험이 있으셨나요?

2019년에는 택견, 서커스 장르와 미디어 융합 시도로 참여했었어요. 그때 좋은 사람을 만나서 더 많은 확장을 원해서 지난해에 다시 참여했고요. 미디어아트는 프로젝션 매핑에 대한 이해 정도만 있었는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기술이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재작년은 프로젝션 매핑, 작년은 실시간 모델링과 합성을 경험했고 이것이 토대가 되어 올해로 이어졌습니다.

앨리스온: 이번 2021년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WetheFuture의 <stereotype>은 익숙해진 사회적 관념이나 틀로부터의 탈피를 주제로 하는 메시지를 담고있는 넌버벌 극 퍼포먼스입니다.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는 주인공을 통해 남들의 기준에 발맞춰 급급하게 살아가지 않아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서커스와 마임 그리고 영상기술을 통해 풀어내고 있습니다. 2020년 프로젝트의 경우 실시간으로 합성되는 3D 오브젝트가 핵심 기술이었다면, 올 해는 두개의 벽면에 쏘아지는 프로젝터와 서커스 장비와의 연계성에 집중하여 입체적 공간 구성을 통해 단면적이었단 연출을 보다 입체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앨리스온: 전체 구조의 핵심은 아무래도 서커스 일 것 같습니다. 이 서커스는 도구와 분위기와 신체를 이용해서 관람자와의 소통을 긴밀하게 지속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문화공연으로 이해했습니다. 서커스 분야 기획과 프로젝트 방향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커스는 근대 서커스와 현대 서커스로 나눌 수 있어요. 근대는 기술이 중심이고, 현대 서커스는 컨템포러리 아트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 포커스는 현대 쪽입니다. 여기에는 어떠한 틀도 없고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난해한 장르입니다. 틀이 없기 때문에 다른 예술과 다른 예술과 융합이 좋다고 생각해요. 융합 안에서 서커스 개성이 강하게 드러날 수 있어서 주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기술적인 부분과 몸을 중심으로 한 움직임의 표현입니다. 분위기 뿐만 아니라 상황을 느낄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앨리스온: <stereotype>의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시간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있는 현대 20-30대의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0교시가 있던 세대. 야자하면 12시에 수업이 끝나죠. 아침에 일찍 가야하고 학원을 가면 밤 9시에, 학원이 끝나고 집에 오면 자정을 넘어 12시 30분이죠. 이건 그들이 의도한게 아니에요. 남들이 정해 놓은 시간에 맞춰 살아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강박과 족쇄를 채운 상황인거죠. 그게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속도로 살아도 세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내용입니다.

앨리스온: 2020년 프로젝트의 경우 물리적인 결과, 몸의 표현 그 자체도 그렇지만 도구와 함께 하며 그 이상 확장된 표현도, 그리고 AR기술과 연계된 또 다른 장면도 흥미로웠습니다. 팀이 구상하신 바가 몇퍼센트 정도 구현되었다고 생각시나요? 특히 AR 콘텐츠를 이용해 전체 극이 완성되었는데 AR의 경우 기록 영상에서는 잘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제한이 있기도 합니다. AR은 공연과 결합되었을 때 현장성 면에서는 만족스러운 면도 있고 한계도 느꼈을 것 같아요.

이 프로젝트에서는 60% 보여졌다 평가합니다. 당연히 아쉬움이 있고요. 기술적 한계를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극복을 시도하여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관객에게 보여줄 때 한계가 있는 부분을 해결하기위해 프로젝션 연계를 고민하고 있어요. 메타버스 차원에서 생각하면 굳이 무대화를 시키지 않아도 더 적합한 장르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물론 아쉬운 것은 실제 일어나고 있다는 현실감을 느낄 수 없다는 지점이고요. 메타버스의 숙제 일 것입니다.

앨리스온: 콘텐츠임팩트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도움이 된 지점과 아쉬웠던 지점이 있다면?

좋았던 것은 위와 같은 사람의 부분입니다. 콘텐츠임팩트를 통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서 좋았어요. 매번 참여하고 싶습니다. 매번 좋은 다양한 동료를 만나고 싶어요. 재작년 만난 분들과는 매년 작업 진행중이에요. 이런 면이 정말 좋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것. 이를 통해 재미있는 작업을 가능하게 한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생각합니다.
아쉬웠던 점은 개인이 모인 경우 팀을 꾸릴 때 팀을 충분히 어떤 사람인지 어던 작품을 하고 싶은지 등 파악하기에 시간이 촉박했던 지점이었어요. 고민할 새도 없이 팀에 합류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불안감이 있었죠. 그리고 모두 좋으면 좋지만 꼭 독특한 분이 있어요. 힘들게 하는 분(웃음). 이 부분이 아쉬웠어요. 공연 후 작품 소유권문제도 발생하기도 했고요. 같이 해서 공동 결과물로 생각했는데 통상 연출하는 분이 자기 작업이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팀끼리 정리하기 보다는 콘텐츠임팩트에서 정리해주면서 공동의 결과물이라고 인지시켜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참여한 분들의 전문분야에 대한 세심한 진행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술가와 기술자가 다르고 장르와 역할이 다릅니다. 재작년 같은 경우는 기술자가 할 수 있는게 없는데도 연습에 나와야 하는 등 비효율적인 지점이 있었어요. 장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어떤 역할을 할지 파악하고 그에 대해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는 부분에 참여할 수 있는 조율이 가능해야하는데 이 부분이 조금 미약했습니다.

앨리스온: 마지막으로 팀의 계획과 개인의 계획은?

팀은 파다프(PADAF) 참여를 축제를 목표로 업그레이드 예정입니다. 파다프는 매년 진행되는 융복합 공연예술축제에요. 이를 위해 러닝 타임을 조금 늘리고, 2인 퍼포먼스에서 4인 퍼포먼스로 확장할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라이트페인팅에 관심이 있어요. 빛을 이용한 공간 표현과 서커스와 접목하는 부분을 고민중입니다.  퍼포머가 아바타가 되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공연하는 부분도 관심을 두고 있고요. 어떤 접근이 가능할지 계획을 더 짜보고 기획하려고 합니다. 제 전문분야인 서커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술 영역과의 접촉과 교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앨리스온: 그 방향성에 WetheFuture가 함께 하게 될까요?

올해에 11월말 파다프 융복합 예술 축제에 선정이 되었어요. 현재 무대 공연을 준비하고 있고 기회가 있다면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등 그 영역을 함께 확장하려고 합니다. 그 구성에는 어느정도 유연성을 두려고 합니다.

앨리스온: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커스가 기술과 접목되어 펼칠 새로운 발걸음 기대하겠습니다.

관련링크
인스타그램 링크: 이민영

  • 본 콘텐츠는 콘텐츠임팩트 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