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로 접어든 10월, 리움미술관에서는 2024 아트스펙트럼 《DREAM SCREEN》이 열리고 있습니다. 아트스펙트럼은 오랫동안 국내 신진 작가들을 지원하는 전시로 진행되어 왔는데요. 올해는 기존의 국내 신진작가 대상의 수상제 형식에서 벗어나, 아시아 전역에서 26명/팀이 참여하는 예술 교류의 장으로 변화를 꾀하였습니다.
인터넷, 게임, 유튜브, 스마트폰 등 디지털 시대의 ’스크린’이라는 매개체는 현대인에게 광범위한 정보와 감각자극, 그리고 다중서사를 경험하게 합니다. 《DREAM SCREEN》은 이 ‘스크린’을 중심으로 현실과 가상, 그리고 그 사이에서 느껴지는 불안과 공포를 다루고 있습니다. 미국의 ‘윈체스터 하우스’라는 ‘귀신 들린 집’에서 영감을 받아 구성된 전시장은 마당, 입구, 복도, 20여 개의 독립적인 방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양한 작품들이 미로 같은 전시 공간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전시장을 관람하는 행위는 마치 미로 사이로 길을 헤메는 것과 유사하며, 미로와 같은 전시장에서 만나는 다양한 작품들은 현대인이 경험하는 방황과 고립을 떠올리게 합니다.
26명/팀의 작품 60점이라는 많은 작품 중에 상당수가 영상 작품인데요. 보왕 작가의 <아시안 고스트 스토리>는 상영시간이 무려 38분이나 되는 비디오 설치 작품입니다. 작품이 너무 재밌어서 전시장 구석에 쭈구려 앉아 보다가 다리에 쥐가 날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상영시간이 30분 이상 되는 영상 작품들이 많은 전시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시청이 쉽지 않게 설계된 전시 공간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전시를 다 보고 나니, 정말 미로에서 탈출한 것 같은 해방감을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관람 환경에는 아쉬움이 있지만,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선보이는 흥미로운 작품들이 그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시킵니다. 넉넉한 시간을 갖고 방문하시면 더욱 깊이 있는 작품 감상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 개요
제목: 2024 ART SPECTRUM 《DREAM SCREEN》
일정: 2024. 9. 5. ~ 2024.12.29.
예술감독: 리크리트 티라바닛 Rirkrit Tiravanija
큐레이터: 전효경, 유지원
시간: 화~일 10:00-18:00 (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18,000원
장소: 리움미술관 M1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55길 60-16)
에디터: 정현목 @hyunmokjung_works
편집: 허대찬 @chan_monologue
디자인: 바이오브 @biove.io
* 이 콘텐츠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주최 2024년 예술로 기획사업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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